[2017 춘사영화상③] "트로피의 발톱이라도"..하정우부터 나홍진까지 말말말
OSEN 지민경 기자
발행 2017.05.25 06: 49

'2017 춘사영화제'는 선후배 감독과 배우들의 화합의 장이었다. 이날 자리를 빛낸 많은 영화계 인사들은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시상식을 즐겼다.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제22회 춘사영화상에서는 상의 기쁨을 전하는 수상자들의 다양한 소감이 관객들의 박수와 웃음을 이끌어냈다. 진지하면서도 유쾌했던 수상자들의 다양한 말을 모아봤다.
#하정우 “이 상의 발톱이라도 잘라서 전해드리도록 하겠다”

이날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하정우는 “선배님들, 감독님들 사랑한다. ‘터널’ 철이 많이 지났는데 기억해주셔서 감사하고 좋은 캐릭터를 만들어준 김성훈 감독과 배우분들 스태프들과 이 기쁨을 나누겠다”며 학 모양의 트로피를 보고는 “저도 이따가 김성훈 감독과 저녁을 먹을 예정이다. 감독님께 이 트로피의 발톱이라도 잘라서 전해드리도록 하겠다”는 소감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손예진 “앞으로 연기 없는 제 인생은 상상할 수 없을 것”
시상식의 꽃이라 불리는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손예진은 “작년에 이어 저만 상을 너무 많이 받는 것 같아서 송구스럽다. 제 능력에 비해 과분하게 상을 주시는 것 같다. 트로피가 늘어날 때마다 책임감과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지난 시간들을 돌이켜보면 많은 일들이 있었던 것 같다. 그 가운데서 제가 연기했던 캐릭터들이 제 인생의 전부였던 것 같다. 새로운 캐릭터가 주어질 때 저는 제 안에 있는 자유를 만나는 것 같다. 앞으로 연기 없는 제 인생은 상상할 수 없을 것 같다. 제가 연기를 할 수 있게 도와주신 관계자분들, 영화를 봐주신 관객 분들 너무 감사하다. 좋은 연기 영화 많이 보여드리겠다”는 겸손한 소감으로 많은 이들의 박수를 받았다.
#구교환 “계속 연기해도 된다고 오해하고 열심히 하겠다”
영화 ‘우리 손자 베스트’로 신인남우상을 받은 배우 구교환은 “영화 촬영하며 너무 좋은 어른들을 많이 만났다. 이 상을 받았으니 계속 연기해도 된다고 오해하고 열심히 연기하겠다”는 신인다운 당찬 소감을 전했다.
#박정민 “데뷔 6년차, 신인상 바라는 것은 양심 없는 것”
영화 ‘동주’에서 송몽규 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던 배우 박정민은 남우조연상 수상소감으로 “처음 후보명단을 봤는데 신인상 후보가 아니라 조연상 후보라 많이 놀랐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저도 데뷔한지가 6년이 지났더라. 신인상을 바라는 것은 양심이 없는 것이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인권 선배님이 옆에서 '너도 이제 중견배우가 다 되었구나' 라는 말을 해주셨는데 영화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책임감을 더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너무 존경하고 사랑하는 선배님들 사이에서 제가 상을 받아 쑥스럽다. 이 시상식이 끝나고 배성우 선배님을 만나서 상을 잠깐 보여드려야 겠다”고 함께 후보에 오른 배성우를 언급해 폭소케 했다.
#나홍진 “박찬욱 감독님이 칸 가셔서 저한테 주신듯”
이날 수상소감의 하이라이트는 그랑프리 격인 최우수 감독상을 받은 나홍진 감독이었다. 나홍진 감독은 “이렇게 큰 상 주셔서 감사하다. 같이 후보에 오르신 거장 선생님 같은 감독님 대신에 이 상 받게 돼서 민망하기도 하고 감사드린다. 이 상은 아마 박찬욱 감독님께서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으로 프랑스에 가셔서 참석이 어려우셔서 저한테 주신 것 같다. 박찬욱 감독님께 감사드린다”는 말로 겸손함을 드러냈다.
이어 나 감독은 아날로그 필름과 영사기에 얽힌 어린 시절 꿈에 대해 이야기 하다 디지털로 바뀌며 하드디스크에 영화를 저장하게 돼 이제는 꿈을 이룰 수 없게 됐다는 이야기를 전하던 도중 소감이 삼천포로 빠지자 황급히 “앞으로 열심히 하겠다”며 소감을 마무리 지어 좌중을 폭소케 했다. /mk3244@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