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리포트] '의욕 충만' 윌슨, 감독·코치의 2018 LG 마운드 키맨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8.02.10 06: 29

"윌슨이 축을 잡아줘야 한다. 계산이 서는 투수인 것 같다".
LG는 1일부터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의 파파고스포츠컴플렉스에서 1차 스프링캠프를 진행 중이다. 캠프 초반, 강상수 투수코치는 류중일 신임감독에게 '불펜 접근 금지령'을 내렸다. 류 감독은 강상수 코치의 부탁을 수긍했고, 훈련 6일차까지 불펜 근처도 지나지 않았다.
강 코치는 '3일 훈련-1일 휴식'의 훈련 7일째, 류중일 감독의 불펜 접근 금지령을 해제했다. 그간 류중일 감독에게 투수진 보여주기를 피한 이유는 간단했다. 투수들의 '오버 페이스'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강 코치는 "감독님이 새로 부임하셨다. 선수 입장에서는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강할 것이다. 그러다보면 본인 페이스를 잃고 무리하기 쉽다. 그걸 방지하기 위해서 감독님 에게 접근 금지를 부탁드렸다"라고 설명했다.

비록 사령탑이 직접 보진 못했지만, LG 투수들은 여느 때보다 빠른 페이스로 시즌 준비 중이다. 강상수 코치는 투수진에게 "2월 1일까지 100% 몸상태를 만들어 오라"고 주문했다. 보통의 경우 스프링캠프 초반, 몸 상태를 끌어올린 뒤 불펜 피칭 등 단계를 거친다. 강상수 코치의 주문대로면 다소 이른 시기에 몸을 만든 채로 미국 스프링캠프에 합류하는 것. 이유는 '빠른 개막과 줄어든 시범경기'였다. 강 코치는 "예년까지는 시범경기에서 선수들이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올해는 개막이 빠른만큼 시범경기는 8경기뿐이다. 미국에서부터 전력으로 팀 훈련을 소화해야 한다. 여기서 몸 만들 시간은 없다"고 강조했다.
강 코치는 "롱토스만 해봐도 겨우내 얼마나 준비했는지가 보인다. 선수들이 주문대로 몸을 제대로 만들어왔다. 재활 중인 차우찬 정도 제외하면 모두가 불펜 피칭을 한 차례 이상 소화했다. 컨디션이 제법 괜찮아 보인다"라며 미소지었다.
류중일 감독 역시 강상수 코치의 '접근 금지령'을 존중했다. 투수진에 대해서는 강상수 코치를 전적으로 신뢰하는 것. 강상수 코치는 "지난해 투수 쪽에서 좋은 성적을 냈어도 팀의 불균형 때문에 5강에 못 들었다. 팀 성적을 위해서는 결국 마운드가 버텨줘야 한다. 투수진이 무너지면 해결책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류중일 감독과 강상수 투수코치가 꼽은 '2018 LG 마운드 키맨'은 누구일까. 류 감독은 "타일러 윌슨과 헨리 소사가 축을 잡아줘야 한다. 거기에 차우찬까지 선발투수로 생각 중이다. 나머지는 모두 경쟁이다. 4~5선발부터 중간계투, 마무리까지 모두 미정이다"라고 조심스러운 자세를 취했다. 모든 것이 미정인 가운데서도 외인 투수 둘에 대한 믿음은 확실했다.
강상수 코치가 살을 보탰다. 강 코치는 "물론 소사가 지난해 해준 역할이 있다. 하지만 '에이스' 역할을 했던 데이비드 허프가 팀을 떠났다. 허프는 지난해 부상으로 고전한 때가 있었다. 윌슨이 부상 없이 에이스 역할을 해주는 게 관건이다"라고 전망했다. 이어 강 코치는 "기존 전력들은 제 역할을 해줘야 한다. 거기에 임지섭과 윌슨처럼 새 얼굴이 축을 잡아줘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윌슨의 현재 상태는 어떨까. 강상수 코치는 '의욕이 엄청나다'라며 혀를 내둘렀다. "불펜 피칭 세 번했는데 오히려 내가 말리고 있다. 본인은 빨리 적응해서 당장 100% 구위를 보여주고 싶어 한다. 의욕이 앞선만큼 오버페이스가 염려돼 자제시키고 있다". 강 코치의 이야기다. 허프와 달리 쌩쌩한 몸 상태도 플러스 요인이다. 강상수 코치는 "윌슨은 미국에서부터 부상 전력이 없다. 다행스럽다. 관리를 해주면서 적응하는 쪽으로 유도하고 있다. 윌슨은 150km를 던지는 유형은 아니다. 물론 세 번 불펜 피칭을 보고 모두 얘기할 수는 없지만, 쉽게 맞아나가는 유형은 아니다. 계산이 서는 투수다"라고 덧붙였다. /ing@osen.co.kr
[사진] 파파고(미 애리조나주),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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