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점 회귀’ 손아섭, 일찌감치 방향 설정 완료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8.03.16 06: 11

“제가 잘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돌아가야 하지 않을까요?”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손아섭(30)이 항상 고민점으로 두는 부분은 ‘장타력’이었다. 리그 최고의 컨택형 타자인 그에게 자신의 가치를 좀 더 높일 수 있는 것이 장타였던 것. 그런 의미에서 지난해 데뷔 이후 첫 시즌 20홈런을 기록한 것은 손아섭의 커리어에 있어서 변곡점이 될 수도 있는 시즌이기도 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도 손아섭은 장타에 대한 생각, 그리고 욕심을 이어왔다. 올해는 지난해의 연장선이 될 수도 있었다. 그렇기에 “장타에 대한 고민은 야구를 앞으로 하면서 안고 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장타에 대해서 욕심도 있고, 제가 정말 더 좋은 선수가 되려면 장타에 대한 것을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 한다”면서 “이제는 홈런 20개의 벽을 깼기 때문에 그 이상으로 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스프링캠프 당시의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손아섭은 일단 스프링캠프 훈련과 연습경기에서는 트레이드마크였던 배트 테이핑을 풀고, 방망이를 길게 잡으며 타격에 임했다.

하지만 이에 따라 욕망과 현실 사이의 고민도 따라왔다. 홈런에 대한 욕망을 갖고 있기도 하지만 그동안 자신이 잘 해왔던 강한 타구와 정교한 타격 사이의 방향 설정을 해야 했다. 최근 두 시즌 동안 손아섭이 시즌 초반 다소 헤맸던 부분도 이러한 방향 설정을 사이에 두고 고민을 거듭했기 때문.
그는 “최근 몇 년 동안 장타에 고민이 많아서 캠프부터 시범경기까지 여러 가지 시도를 했다. 시범경기 때 한 시즌을 치러야 할 타격에 대한 생각이 정립된 상태에서 시즌에 들어가야 하는데, 여러 가지 시도를 하다 보니 적립이 안 된 상태에서 시즌에 들어갔다”면서 “그래서 뒤늦게 제가 가야 할 길을 알게 됐다. 올해는 시범경기 들어갈 때쯤에는 타격의 방향을 정해놓아야 할 것 같다”고 말하며 시즌을 앞두고 방향 설정을 완료해야 함을 강조했다. 즉, 다시 배트 테이핑을 하면서 짧게 잡고 힘 있는 인플레이 타구를 생산해내야 할지, 아니면 길게 잡으며 비거리를 늘릴 수 있는 방향으로 시즌을 맞이해야 할지를 선택해야 했다.
지난 13일 시범경기 사직 LG전에서 배트를 길게 잡은 채, 타일러 윌슨의 146km 투심을 받아쳐 좌중월 솔로포를 때려내기도 했던 손아섭이다. 손아섭은 길게 잡은 배트에 적응을 한 것으로 보이고 그렇게 장타에 초점을 맞춘 채 시즌에 돌입하는 듯 했다. 하지만 손아섭은 고민 끝에 배트 테이핑을 하는, 원점으로 회귀하는 방향을 택했다.
13일 홈런포 이후 손아섭은 “지금은 시범경기니까, 여러 가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시도하는 과정이다”고 말하면서 “아무래도 정규 시즌에 돌입하면 제가 잘 할 수 있는 방향을 선택해서 다시 배트 테이핑을 하고 치는 것으로 돌아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 한다. 길게 잡는 것은 시즌에는 몇 번 밖에 되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결국 자신의 가치를 다른 부분에서 높이려는 것보다, 보다 잘 할 수 있는 부분에 힘을 줘 장점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올 시즌을 맞이하려는 것. 그러다보면 결국 지난해 20홈런 돌파와 같은 전환점이 다시 다가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기도 하다.
“여전히 야구는 어렵고 매번 불안하다”는 말을 반복했던 손아섭이다. 그렇기에 손아섭에게 있어서 타격에 대한 고민은 풀기 쉽지 않은 난제였다. 하지만 높은 클래스로 올라서는 방법은 그 스스로가 더 잘 알고 있고, 그 방법을 택했다. 손아섭은 이렇게 일찌감치 방향 설정을 완료하고 FA 계약 이후 첫 시즌을 나기 위한 준비를 마쳐가고 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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