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은 지옥이다' 박종환 "'기생충' 박명훈 배우로 오해하더라" [인터뷰 종합]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9.10.06 14: 50

나만 알고 싶은 배우에서 모두가 알게 된 배우로 거듭났다. ‘독립영화계의 설경구’로 팬들의 큰 사랑을 받던 배우 박종환이 OCN ‘타인은 지옥이다’를 만나 대중적인 인지도까지 얻었다. 그야말로 배우로서 훨훨 날개를 단 셈.
박종환은 이 작품에서 변득종과 변득수, 쌍둥이 1인 2역을 맡아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에덴고시원에서 가장 기괴한 웃음소리를 내는 잔혹한 캐릭터 변득종과 그의 쌍둥이 형제로 살인마 서문조(이동욱 분)에게 살해당한 변득수까지. 
6일 ‘타인은 지옥이다’ 종영을 앞둔 박종환은 “처음부터 10부작인 걸 알고 촬영했지만 생각보다 빨리 시작해서 빨리 끝나는 느낌이다. 아쉬운 부분이 크다. 사람들은 어떤 순간 어떤 비극을 만날지 모르는데 시청자들이 각자의 메시지를 느끼셨다면 좋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타인은 지옥이다’는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지난 8월 31일 첫 방송됐다. 평범한 청년 윤종우(임시완 분)가 상경해 에덴고시원에 머물며 서문조, 엄복순(이정은 분), 유기혁(이현욱 분), 홍남복(이중옥 분), 변득수-변득종을 만나 삶이 무너지는 이야기를 다룬 스릴러물이다.
말더듬고 기괴하게 웃는 변득종은 원작에 있는 캐릭터지만 그의 쌍둥이 형제 변득수 캐릭터는 새롭게 설정됐다. 박종환은 “원작에서 파생된 또 하나의 인물이라고 봤다. 원작 인물의 양면성을 변득종-변득수 둘로 빼놓고 연기했다. 변득종은 원작 캐릭터의 트레이드마크인 실없이 웃고 말 더듬는 걸 그대로 표현했지만 변득수는 다른 이들과 겹치지 않게 좀 더 냉소적인 느낌으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1회 엔딩에서 변득종이 사실 변득수와 쌍둥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며 시청자들에게 전율을 선사했다. 그야말로 안방은 소름 그 자체. 박종환은 “반전이었는데 다들 짜릿하게 느껴주시더라. 무엇보다 어머니께서 정말 좋아하셨다. ‘네가 주인공이냐’고 물어보실 정도였다. 5분 있다가 전화가 또 오고, 끊고 나서 또 왔다. 어머니가 좋아하시니 저 역시 너무 짜릿하고 좋았다. 엔딩요정이라 불러주시니 짜릿하더라”며 흐뭇하게 웃었다. 
2009년 영화 ‘보통소년’으로 데뷔한 그는 ‘잉투기’, ‘서울연애’, ‘오늘 영화’, ‘침입자’, ‘백역사’, ‘밤치기’, ‘얼굴들’ 등 독립영화뿐만 아니라 ‘베테랑’, ‘검사외전’, ‘양치기들’, ‘가려진 시간’, ’원라인’, ‘생일’ 등에 출연하며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했다. ‘타인은 지옥이다’ 감독 역시 박종환의 다양한 작품을 보고 확신을 가졌고 변득수-변득종 1인 2역을 그에게 맡겼다. 
박종환은 “원작에서 변득종은 손을 가리고 웃는 것과 팔짱 끼고 수줍어 하는 인물이었다. 변득수는 반대적으로 좀 더 투박한 느낌을 받았다. 변득종 대사는 원작에서도 존댓말이었는데 왠지 귀엽게 느껴졌다. 읽어보고 소리내니까 하이톤이 잡혔다. 바보라기보다는 그렇게 유아기적인 행동들로 어필해서 고시원에서 살아남았다고 봤다”고 밝혔다. 
이 작품으로 박종환은 자신의 얼굴과 이름 석 자를 널리 알렸다. 시청률 수치는 낮지만 화제성은 높은 터라 박종환의 개인 인지도도 많이 올라갔다. 그는 “전철이나 버스를 타고 다니는데 많이 알아봐 주신다. 어르신들이 오히려 편하게 다가와 주시는데 젊은 분들은 변득종의 애칭인 ‘키위’라고 불러 주시면서도 제가 씩 웃으면 못 오시더라. 아차 싶었다”고 멋쩍게 웃었다. 
박종환은 독립영화계에서 상업영화계로 넘어왔지만 양쪽을 언제든지 오가는 배우가 됐다. 그는 “독립영화 자리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쪽도 포화 상태가 되면 저 역시 다른 영역을 넓혀야 하는 것 아닌가. 그래야 다시 독립영화 제안을 받았을 때 제가 새로운 걸 보여드릴 수 있을 듯하다. 다양성 영화들이 한정적이고 제한이 있는데 제가 활동 영역을 넓힌 뒤 다시 관계를 맺게 되면 확보된 시장성과 인지도로 관객들에게 더 많이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어 그는 “하지만 아직도 댓글 중엔 저를 ‘기생충’ 박명훈 배우로 알고 계신 분들도 있더라. 제가 어떤 점을 어필해야 하나 댓글로 공부하기도 한다”며 “이번 캐릭터가 너무 셌지만 다음 작품에 대한 부담감은 없다. 내겐 늘 도전이고 새롭게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니까. 예전에 했던 역할들은 수동적이거나 배회하는 인물이었는데 이번에는 적극적이고 에너지 있는 캐릭터였다. 이걸 연기했던 것만으로도 역동성과 노동성을 보여드렸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타인은 지옥이다’를 마친 박종환은 다양한 작품과 캐릭터로 다시 한번 시청자들을 겨냥하고 있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는 물음에 그는 “누군가 지켜보는 배우, 함부로 할 수 없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 조금이라도 나은 모습의 배우가 되고 싶다. 그게 여러분들에게는 친숙함으로 다가갔으면 좋겠다”고 남다른 포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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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플럼액터스, 영화 스틸, O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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