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살 배다빈→30살 배다빈, "현재는 아름다워" [인터뷰 종합]
OSEN 장우영 기자
발행 2022.10.09 13: 27

배우 배다빈이 데뷔 첫 주연작이자 첫 주말드라마로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연예계 일을 시작한 지 10년째가 되는 2022년에, 그리고 29살에 시작한 작품과 함께 서른살을 맞이한 만큼 의미가 있다. 배우 배다빈의 현재는 아름답다.
배다빈은 지난달 18일 종영한 KBS2 주말드라마 ‘현재는 아름다워(극본 하명희, 연출 김성근, 이현석)’에서 현미래 역으로 열연하며 시청자들과 만났다.
‘현재는 아름다워’는 연애도, 결혼도 기피하는 시대, 나이 꽉 찬 李가네 삼형제가 집안 어른들이 내건 아파트를 차지하기 위해 짝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혼인성사 프로젝트 드라마다. 지난달 18일 50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고, 최고 시청률 29.4%(50회, 닐슨코리아 기준)를 나타내며 인기리에 종영했다.

광고 모델을 통해 대중에 처음 얼굴을 알린 배다빈은 영화, 드라마, 뮤직비디오 등 장를 불문한 다채로운 활약으로 커리어를 쌓았다. 특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나쁜 형사’ 등 다양한 작품의 조연으로 본격적인 연기를 시작했고, ‘아스달 연대기’,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좋아하면 울리는 시즌2’, ‘파이프라인’ 등 굵직한 작품에서 활약하며 입체적인 연기를 보였다.
극 중 배다빈은 사기 결혼을 당했다며 혼인무효소송을 의뢰하는 VIP 퍼스널 쇼퍼 현미래 역으로 열연했다. 넓은 스펙트럼의 연기로 무서운 성장세를 보여주면서 데뷔 첫 주연작이자 주말드라마로 시청자와 만나게 된 배다빈은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연애부터 가족사까지 눈물 마를 날 없었던 현미래를 몰입도 높게 그려냈다.
‘현재는 아름다워’를 통해 안방 시청자들을 만나며 눈도장을 찍은 배다빈은 최근 OSEN과 만나 가진 종영 인터뷰에서 “아쉬운 마음이 크다. 동료들과 보낸 시간이 있고, 현미래에게 애정을 쏟으며 보낸 시간이 있는 만큼 아쉽다. 하지만 차분하게 이야기를 풀어가면서 잘 보내주려고 하고 있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 “29살 12월에 시작해 30살의 끝을 마주하고 있는 지금”
극 중 중단발 헤어스타일을 보여왔던 배다빈. 하지만 종영 인터뷰에서는 짧게 자른 숏컷 헤어 스타일로 놀라움을 자아냈다. 배다빈은 “초반에 긴 머리는 붙임머리였고, 중간에 중단발로 커트를 했다. 지금은 작품이 끝나서 정리를 했다. (작품과 캐릭터를) 천천히 흘러가는대로 아쉬워하면서, 슬퍼하면서, 그리워하면서 보내야지라는 생각을 했는데, 뭔가 스스로 외적으로 변화를 주고 싶기는 했다”고 설명했다.
숏컷 헤어 뿐만 아니라 ‘현재는 아름다워’에 출연하면서 더 살이 빠진 듯 했다. 배다빈은 “몇 kg이 빠진 것까지는 잘 모르겠고, 운동도 하고 있긴 한데 의상팀에서 두 사이즈 정도 줄었다고 말해주셨다. 식단을 많이 하기도 했고, 50부작이다보니까 대본 보는 시간을 최대한 늘려서 작업을 했어야 했다. 그래서 식사를 간편한 걸로 많이 먹었다. 샐러드나 그런 것들을 먹어서 그런지 자연스럽게 살이 빠졌다. 미래가 힘든 시간을 겪는 부분도 있어서 자연스럽게 살이 빠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아름다워’는 배다빈이 29살에 시작해 30살에 마무리 된 작품인 만큼 의미가 있었다. 배다빈은 “29살 12월에 시작해서 30살의 끝을 마주하고 있다. 20대의 마지막에서 30대를 시작하는 시점에 작품과 매일 함께 있어서 ‘현재는 아름다워’가 다 채웠다고 보면 된다. 배다빈으로서의 일상을 잠깐 멈추고 현미래로 사는 시간이 길었는데, 그 친구를 이제 보내줘야 한다는 게 아쉽다. 누군가 현미래를 계속 기억해준다면 잘 살겠지만, 그 친구를 보내는 마음이 아쉽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처럼 배다빈은 ‘현재는 아름다워’와 ‘현미래’에게 푹 빠져있었다. 평소 연기를 한 뒤 거기에서 빠져나오는 게 오래 걸리지 않았다는 배다빈은 “유난히 이번 작품은 끝나고 나서 마음이 굉장히 헛헛했고, 배다빈이라는 사람의 10달이 없었다는 느낌이었다. 현미래로 그 시간을 온전히 살아서 이런 기분은 처음 느껴본다. 신동미 선배님이나 하명희 작가님께서 ‘배우로서 첫 사랑한 것 같아’라고 하시는데, 그 표현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 “건강하고 맑고 밝은 현미래, 나와 닮아”
그렇다면 지금으로부터 10달 전, 배다빈이 ‘현미래’를 만났을 땐 어땠을까. 배다빈은 “오디션으로 감독님과 작가님을 처음 봤다.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못했는데, 즐겁게 대화 나누고 나라는 사람을 알려드렸다. 하명희 작가님의 글을 되게 좋아해서 꼭 작품을 함께 하고 싶었다. 솔직히 작품을 했을 때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나는 늘 부담을 크게 안고 가는 사람이고, 고민을 크게 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고, 작가님 또한 너무 좋은 분이라 믿고 의지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이 부담감을 어떻게 하면 기분 좋게 하고, 즐겁고 감사한 마음으로 가져갈 수 있을까 고민했다. 부담은 끝까지 내려놓지 못했지만 그 부담감과 손을 잡고 잘 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다빈은 “건강하고 맑고 밝고 해맑은 모습이 저와 현미래가 닮아 있다. 현미래가 겪는 사건이 흔한 건 아니어서 그런 지점을 연기하는 게 마냥 쉬웠던 건 아니다. 하지만 내가 갖고 있는 것들이 현미래와 닮아 있다면 나라는 사람을 좀 더 보여줘도 괜찮겠다 싶었고, 그런 작업들이 재미있었다”며 “스타일링적으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었던 게 이전 작품들과는 달랐다. 미래가 예뻤던 건 나보다 누군가를 더 빛나게 해주기 때문이다. 현미래가 외적인 부분을 꾸민 건 누군가를 꾸며주는 게 좋은데, 그러려면 신뢰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모습들을 예쁘게 봐주셨다면 내 캐릭터 접근 방식이 잘 전달 된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미래로 살아온 10달 전과 10달 후, 배다빈은 어떤 마음일까. 배다빈은 “시작했을 때 나는 스스로 되게 부족하고, 타고나지 않았고, 타고난 거라면 열심히 하는 것고 책임감을 가지고 살아가려는 지점이다. 작품을 시작했을 때 엄청난 시청률, 인지도, 드라마틱하게 달라지는 삶을 기대하진 않았다. 내가 시작했을 땐 부족했을지라도 매일 조금씩 늘겠지라는 말을 자주 했다고 한다”며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포기하지 않고 하겠다라는 마음은 잘 지킨 것 같다. 스스로 대견하기도 하고, 너무 많이 배워서 어떤 사람의 관계, 배우로서 가져가야 될 마음 등 처음에는 몰랐던 그런 지점들까지 배울 수 있었다. 스스로 대견하고 감사하고 행복한 마음들이 많이 남아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윤시윤, 신동미와 닮은 외모, 현장에서도 엄청 의견 갈렸다”
배다빈은 ‘현재는 아름다워’에서 커플 호흡을 맞춘 윤시윤과 닮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리고 동시에 신동미를 닮았다는 말도 많이 들었다. 배다빈은 “그게 엄청 갈렸다. 신동미 선배님과 있으면 자매 같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고, 머리를 자르니까 더 윤시윤 선배님과 닮았다는 말도 들었다. 개인적으로 ‘현재는 아름다워’ 출연 배우들의 그림체가 다 비슷하지 않나 싶다”고 웃었다.
배다빈은 윤시윤과 호흡에 대해 “너무 즐거웠다. 작업이 너무 즐거웠고 저도 고민을 많이 해서 현장에 가는 스타일이지만 선배님도 그렇게 준비를 많이 하시고 생각 많이 하시는 분이어서 어떤 신을 서로 마주했을 때 각자 생각했던 것들을 얘기를 나눌 수가 있었다. 그리고 어떻게 더 입체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까 같이 고민을 많이 했다”며 “그리고 선배님이 작품을 많이 하셨고, 이런 지점들을 많이 마주하셨을 테니까 나로서는 많은 걸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배다빈은 윤시윤의 호흡 뿐만 아니라 박지영과는 현실 모녀 케미로 몰입도를 높였다. 배다빈은 “선배님이 정말 많이 배려해 주셨다고 생각한다. 배우로서도 사람으로서도 저를 많이 챙겨주셨다. 작품에 임하고 있는 제 마음과 끝났을 때 걱정스러운 마음, 연기할 때 갖게 되는 고민들을 잘 살펴봐주셨다. 그래서 촬영할 때 믿고 갔다. 비밀이 밝혀지고서는 굳이 감정신을 준비하지 않아도 대본만 봐도 눈물이 많이 났다. 내가 우니까 선배님도 우시고, 선배님이 우니까 나도 우는 등 그런 경험들도 했다. 실제로 정말 어머니 같았다”고 말했다.
▲ 배다빈의 ‘현재는 아름다워’
‘현재는 아름다워’라는 제목은 배다빈을 뭉클하게 했다. 배다빈은 “현재랑 미래, 이름의 관계성이 좋았다. 미래가 어떻게 현재를 만나서 성장할 것인가, 현재는 미래에 어떤 지점에서 달라질 것인가, 우리에게 주어진 숙제들은 어떤 것일까에 대한 궁금증이 컸다. 그런데 정말로 이름과 같이 현재와 미래가 만나서 성장한 과정들, 나아가는 과정들이 잘 보여졌다는 점에서 정말로 아끼는 제목이다. 장난으로 작가님에게 시즌2는 ‘미래는 아름다워’인가요라고 말씀드리기도 했다. 굉장히 애착이 가는 제목이다”고 말했다.
배다빈은 “‘현재를 아름다워’를 마치면서 내가 얻은 걸 나열해보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 같다 .배운 게 너무 많고, 걷어내야 하는 작업도 해야 한다. 명확하게 어떤 것을 얻었다, 배웠다기에는 아직 크게 정리가 안 된 상태지만 그래도 사람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최고는 아니지만 매 순간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내가 가진 힘에서 최선을 다해 매 순간 임했기 때문에 그런 노력들이 시간이 좀 더 지나면 내 스스로 어떤 뭔가가 채워지는 지점이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연기적으로도 고민하지 못하고 보지 못했던 지점들을 볼 수 있는 작업이었다”고 이야기했다.
올해로 데뷔 10년차, 서른살이라는 부분에서도 ‘현재는 아름다워’는 배다빈에게 의미가 크다. 배다빈은 “데뷔가 언제라고 정확히 답을 드리지 못한다. 아르바이트로 엑스트라부터 시작해서 첫 출연작이 뭔지는 모르겠다. 연기를 마음 먹고 시작한 건 5~6년 정도 되는 것 같다. 방송일을 시작한 건 10년째지만 마음 먹고 연기를 시작한 건 그 정도다. 처음에는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5년 만 해보자 싶었다. 5년 해보고 이게 과연 나를 행복하게 하는지를 두고 보자였는데, 5년 이상을 넘어가는 시점에 생각해보면 아직은 감사하고 즐겁고 행복한 마음이 더 크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 앞에 나를 보여준다는 것, 드러낸다는 것 그리고 대중들의 반응을 받아들이는 것이 어렵게 느껴지긴 한다. 마음에 여유가 없을 때, 지쳐 있을 때, 물론 깊게 어렵게 느껴지긴 하지만 사소하고 소소한 감사한 것들, 나를 믿어주는 사람들에 대한 감사함이 어려움이하 힘든 것들보다는 좀 더 크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배다빈은 “앞으로 5년을 더 하면 연기 10년차가 되는 시점이 오는데, 그때는 내가 얼마나 행복한지를 보고 싶다”며 “아름답게 살아가고 싶다. 현재와 미래가 같았으면 좋겠다. 행복을 추구하고 그런 마음들을 나누고 어떤 일에 대한 욕심도 좋고 잘 되는 것도 감사한 일이다. 물론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이 물질적인 것들이 존재하지만 그런 것보다는 제 선택들이 제 행복을 추구하는 것들이었으면 좋겠고 그 행복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을 가지고 현재를 사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elnino8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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